2025년 9월, 중국 컨테이너선 ‘이스탄불 브리지호’가 아시아에서 유럽까지 북극을 가로질러 도착했어요. 기존 수에즈 운하로 40일 걸리던 거리를, 단 20일 만에 주파한 거예요. 꿈의 뱃길이 현실이 된겁니다.
지구 온난화로 북극 얼음이 녹으면서, 숨겨져 있던 ‘최단 항로’가 열리고 있어요. 부산에서 로테르담까지 거리가 22,000km에서 15,000km로, 32%나 짧아지죠. 연료비는 30~40% 절감. 대형 컨테이너선 기준으로 연간 70억 원을 아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수에즈 운하는 후티 반군 피습 공포, 파나마 운하는 기록적 가뭄 등 2023년 세계 양대 운하가 동시에 흔들리면서, 북극항로라는 ‘플랜B’에 대한 관심이 폭발했어요. 지금 미국, 러시아, 중국이 이 바닷길을 두고 치열한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고요.
2026년 9월, 한국도 드디어 북극항로에 첫발을 내딛습니다. 이 글 하나로 북극항로 이슈를 한번에 정리해드릴게요.
오늘 내용 빠르게 훑기
- 북극항로 기본 개념: 부산↔로테르담 거리 32% 단축, 연료비 30~40% 절감. 현재는 여름 4개월만 운항 가능하지만, 2030년경 연중 운항 전망
- 강대국 경쟁: 러시아(쇄빙선 38척, 2035년 물동량 2.2억 톤 목표), 중국(2025년 14회 운항, 정기선 서비스 시작), 미국(그린란드 매입 추진, 쇄빙선 48척 확대)
- 2026년 주요 일정: 한국 9월 첫 시범운항, 중국 16회 정기운항, 러시아 연중운항 실증, 미국-유럽 그린란드 갈등 지속
- 한국의 기회와 과제: 부산항 환적 허브 가능성, 세계 유일 쇄빙 LNG선 기술 보유. 단, 내빙선 건조비 30~300% 추가, 러시아 의존도 등 리스크 상존
👀 북극항로, 대체 뭐길래 난리일까?

북극항로는 말 그대로 북극해를 가로지르는 바닷길이에요.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북동항로(NSR)은 러시아 북부 해안을 따라 아시아↔유럽을 연결해 현재 가장 치열한 논의 한 가운데 있습니다. 그리고 북서항로는 캐나다∙알래스카 쪽으로 이어지는 항로인데, 아직 상용화 단계는 아니에요.
숫자로 보는 북극항로 효과(부산↔로테르담 기준)
구분 | 북극항로 | 기존 항로(수에즈) |
거리 | 15,000km | 22,000km |
기간 | 18~20일 | 30~34일 |
연료비 | $23만~25만 | $34만~35만 |
총 비용 | $49만~60만 | $73만~75만 |
거리 32% 단축, 연료비 30~40% 절감. 전세계 무역의 85%가 바다를 통해 이뤄지고, 한국은 전체 무역의 99.7%를 해상에 의존해요. 북극항로가 열리면 그 파급력은 상상 이상이 될 겁니다.
언제 운항할 수 있나요?
현재는 해빙이 녹는 여름철에 4개월만 운항해요. 하지만 기후변화가 빨라지면서 2030년 경에는 연중 운항도 가능할 거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 북극을 둘러싼 강대국들의 경쟁
북극의 잠재력은 뱃길 뿐만 아닙니다. 전 세계 미발견 석유의 13%, 천연가스의 30%가 묻혀 있는 ‘자원의 보고’입니다. 전기차·배터리·반도체 등 미래 산업의 핵심 원료인 희토류, 니켈, 구리 같은 광물도 풍부하고요. 이 바다를 누가 장악하느냐가 곧 미래 패권을 결정한다고 봐도 무방하죠.
🇷🇺 북극의 맹주, 러시아
러시아는 북극 해안선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어요. 세계에서 유일하게 원자력 쇄빙선 선단을 운영 중이고, 현재 38척의 쇄빙선을 보유하고 있죠. 2030년까지 160척으로 늘릴 계획이에요.
2035년까지 북극항로 물동량 목표는 2억 2,000만 톤. 항만, 물류 디지털화, 위성 통신 등 인프라에 39조 원 이상 쏟아붓고 있어요.
🇨🇳 근북극 국가를 자처한 중국
중국은 2018년 ‘북극정책백서’를 발표하며 스스로를 ‘근(近) 북극 국가’라고 선언했어요. 지리적으로는 북극과 거리가 있지만, ‘빙상 실크로드’ 전략으로 북극 진출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 중이에요.
2025년 한 해 동안 중국 선사들이 북극항로 컨테이너 운항을 14회 수행했어요. 2023년 7회, 2024년 11회에서 꾸준히 증가한 수치예요. 뉴뉴쉬핑(NewNew Shipping)은 쇄빙선 3척과 컨테이너선 9척을 투입해 정기 운항 중이고, 로사톰과 합작해 4,400TEU급 쇄빙 컨테이너선 5척을 건조하고 있어요.
🇺🇸 그린란드로 안보를 선점하고 싶은 미국
미국은 북극을 안보 관점에서 바라봐요.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 매입을 공개적으로 추진 중이죠. 그린란드는 북극항로 중심부에 위치한 전략적 요충지이지자, 중국 의존도가 높은 희토류가 대량 매장된 곳이거든요.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64조 원 규모)도 거침없이 추진 중이고, 쇄빙선을 현재 3척에서 48척으로 늘리겠다고 선언했어요.
2026년 북극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날까?
2026년은 북극항로 역사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될 해예요. 주요 플레이어들의 움직임을 정리해봤어요.
🇰🇷 한국 : 첫 북극항로 시범운항

한국 정부는 2026년 9월, 부산에서 로테르담까지 3,000TEU급 컨테이너선 시범 운항을 추진해요. 한국 민간 선사로서는 첫 북극항로 도전이에요. 상반기 중 러시아와 협의를 진행하고, 해빙이 가장 적은 9월에 운항할 계획이에요. 시범 운항을 통해 극지 운항 경험과 데이터를 축적하고, 2027년 정기 운항, 2030년 상업화를 목표로 하고 있어요.
정부 지원도 본격화돼요. 북극항로 관련 예산 5,499억 원(전년 대비 23.4% 증가)을 편성했고, 쇄빙선 건조 시 최대 110억 원 지원, 항만시설사용료 50~100% 감면, 선박금융 금리 1%p 인하 같은 인센티브 패키지를 내놨어요.
🇨🇳 중국 : 정기운항 본격화

중국 선사 씨레전드(Sealegend)는 2026년 7월부터 11월까지 16회의 북극항로 운항을 계획하고 있어요. 5~6척의 내빙 선박을 추가 투입할 예정이에요. 뉴뉴쉬핑은 로사톰과 함께 2027년까지 연중 운송을 시작한다는 목표를 세웠어요. Arc7 등급의 쇄빙 컨테이너선 5척을 건조 중이고, 완성되면 겨울철에도 북극항로 운항이 가능해져요.
🇷🇺 러시아: 연중 운항 실증 나선다

로사톰은 2026년 연중 운항의 상업적 실현 가능성을 검증하기 위한 시험 항해를 나설 예정이에요. 성공하면 북극항로는 ‘실험 단계’에서 ‘제도적 항로’로 전환되는 분수령이 될 거예요.
2027년에는 세계 최강 원자력 쇄빙선 ‘로시아(Rossia)호’가 취항해요. 길이 201m, 출력 120MW로 최대 4.3m 두께의 얼음을 뚫고 나갈 수 있어요.
🇺🇸🇪🇺 그린란드 갈등 : NATO 80년 만의 최대 위기?

2026년 1월,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 병합에 반대하는 유럽 8개국(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프랑스, 독일, 영국, 네덜란드, 핀란드)에 관세 카드를 꺼냈어요. 2월부터 10%, 6월부터 25%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거예요. 8개국은 “NATO 동맹국으로서 북극 안보를 강화는 데 전념한다”며 공동 성명을 내고 반발했어요. 프랑스는 EU차원의 ‘무역 바주카포(ACI)’를 발동할 수 있다고 경고했고요.
같은 동맹국끼리 영토∙주권을 놓고 으르렁대는 상황이죠. 북극항로는 기후변화가 준 ‘뜻밖의 선물’이었지만, 동시에 새로운 화약고가 되고 있어요.
🌊단군이래 최대 기회, 해양 강국으로의 도약
부산항: 북극항로 시대의 싱가포르가 될까?
북극항로가 열리면 세계 물류 지도가 바뀌어요. 그리고 그 중심에 부산이 있어요. 싱가포르는 제주도 면적의 40%에 불과하지만, 아시아-유럽-중동을 잇는 지리적 이점을 하나로 세계 1위 환적항이 됐어요. 북극항로 시대에는 부산이 그 자리를 노릴 수 있습니다.
부산항은 이미 세계 2위 환적항, 세계 7위 컨테이너 항만입니다. 유럽 로테르담까지의 거리를 따져보면, 부산이 일본(요코하마)이나 중국(상하이)보다 훨씬 짧은 항로를 가지고 있어요. 환적항이 되면 단순히 화물이 지나가는 게 아니에요. 항만 사용료, 물류 서비스 비용은 기본이고, 선박이 머무는 동안 급유, 수리, 선용품 공급, 선원 교대 같은 부가 산업이 따라옵니다. 돈과 산업이 함께 모이는거죠.
조선 강국의 무기: 세계 유일 쇄빙 LNG선 기술
북극항로를 제대로 활용하려면 쇄빙선이 필수예요. 그리고 이 분야에서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가지고 있어요. 한화오션은 세계 최초로 쇄빙 LNG 운반선을 건조했어요. 얼음을 깨면서 동시에 폭발 위험이 있는 LNG를 운송하는 건 불가능에 가까운 도전이었는데, 해낸 거예요. 지금도 쇄빙 LNG선 점유율이 세계 시장의 60%를 초과해요.
러시아 제재로 서방 업체들이 빠진 자리를 중국이 채우고 있지만, 러시아 야말 LNG프로젝트에서 쇄빙 LNG선을 공급한 경험이 있는 한국 조선사의 기술력은 여전히 세계가 인정하는 수준이에요.
정부도 쇄빙선 건조 사업 예산 3,716억 원을 배정하고, 차세대 쇄빙연구선(2029년 완성 목표)을 건조 중이에요. 러시아, 미국 등의 쇄빙선 대량 건조 수요가 한국 조선사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아요.
🚨넘어야 할 과제들
물론 장밋빛 전망만 있는 건 아니에요. 내빙선은 건조 비용이 일반 선박보다 최소 30%에서 많게는 300%까지 비싸요. 시범운항 보험료만 약 5.7억 원(43만 5천 달러)에 달하고요. 여름철 3~4개월만 운항 가능한 계절적 제약, 러시아 통항 허가 필요성과 서방 제재 사이의 줄타기, 전 세계 쇄빙선 보유량 부족(러시아 38척, 중국 4척, 미국 2척, 한국 1척) 같은 현실적 리스크도 존재해요. MSC, 머스크 같은 유럽 대형 선사들이 환경 오염 이슈와 예측 불가능성을 이유로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것도 이런 맥락이에요.
K-브랜드 글로벌 물류, 어떻게 달라질까?
그렇다면 K-뷰티, K-패션, K-푸드 브랜드에게 북극항로는 어떤 의미일까요?
유럽 진출 기회 확대
현재 부산에서 로테르담까지 수에즈 운하 경유시 30일이 걸리는데, 북극항로가 상용화되면 20일로 줄어들어요. 유통기한이 중요한 식품 브랜드, 시즌성이 강한 패션 브랜드에게 2주는 엄청난 차이입니다.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춰 11월 초에 유럽 도착해야 한다면, 수에즈 경유 시 9월 말 출발해야 하지만 북극항로라면 10월 중순에 출발해도 돼요.
물류비 절감 → 가격 경쟁력 상승
연료비 30~40% 절감은 곧 물류비 절감으로 이어져요. 소규모 브랜드일수록 물류비가 마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잖아요. 북극항로가 안정화되면 유럽 진출의 비용 장벽이 낮아지는 셈이에요.
공급망 다변하의 기회
2023년 수에즈∙파나마 동시 마비 사태를 기억하시나요? 중동 지정학 리스크, 기후변화로 인한 운하 가뭄 등 기존 항로에만 의존하면 언제 또 물류 대란이 터질지 모릅니다. 북극항로는 수에즈를 대체하는 ‘플랜 B’입니다. 물론 아직 연중 운항이 안 되고, 러시아 리스크도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전략적 옵션으로 고려할 가치가 있어요.
당장 K-브랜드가 북극항로를 활용할 일은 없습니다. 곧 시범 운항이 시작된다고 하지만 정기 서비스가 시작된 건 아니니까요. 하지만, 정기 운항이 시작되고 2030년 상업화가 현실이 되면 얘기는 달라집니다. 유럽 진출을 고민하는 브랜드의 물류 담당자들께서는 북극항로를 예의주시하며 현황을 파악하는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FAQ)
Q. 정말로 북극항로로 배가 다닐 수 있나요?
A. 네, 이미 다니고 있습니다. 2025년 중국 선사들은 북극항로를 통해 14회 컨테이너 운항을 완료했고, 물동량은 전년 대비 2.6배 증가한 약 40만 톤을 기록했습니다. 2025년 9월, 이스탄불 브리지호가 중국 닝보에서 영국 펠릭스토우까지 18일 만에 도착했는데요. 수에즈운하 경유 시 40일, 희망봉 경유 시 50일이 걸리는 것과 비교하면 절반 이하로 단축된 겁니다. 다만 현재는 해빙이 녹는 4개월만 운항이 가능하고, 기상 변화나 재결빙 등 변수가 있어 안정적인 정기 항로로 자리 잡으려면 시간이 더 필요합니다.
Q. 러시아와 서방국 간의 지정학적 위험은 없나요?
A. 아니요, 가장 큰 리스크 중 하나입니다. 북동항로(NSR)는 러시아 연안을 따라 운항하기 때문에 러시아의 통항 허가가 필수이고, 쇄빙선 지원도 러시아에 의존해야 합니다. 현재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로 인해 북극항로는 국제 상업 운송로로는 거의 활용되지 않고 있으며, 2023년 환적 화물의 93%가 러시아→중국 무역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우리 정부도 이 점을 인식해 "러시아 제재가 해제되면 북동항로를, 제재가 지속되면 북서항로(캐나다·알래스카 경유) 등 대안을 검토하겠다"는 투트랙 전략을 밝힌 바 있습니다.
Q. 왜 대형 해운사들은 북극항로를 잘 이용하지 않나요?
A. 세계 1~3위 해운사인 MSC, 머스크, CMA-CGM은 2019년 '북극 생태계 보호'를 이유로 북극항로 상업 운항을 하지 않겠다고 공식 선언했습니다. 2025년 9월에도 MSC는 이 방침을 재확인했고요. 이들 3사가 글로벌 컨테이너 해운 시장의 약 절반을 차지하기 때문에, 현재 북극항로 컨테이너 운송은 사실상 중국 선사들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서방 해운사들은 환경 이슈 외에도 운항 안정성, 보험료, 러시아 의존도 등을 이유로 당분간 관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출처
- 삼정KPMG, 「Samjong FOCUS: 북극항로의 상업화와 시사점」, 2025.11
- 북극이사회 PAME, 「Arctic Shipping Report 2013-2024」, 2025.01
-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북방물류리포트」, 2025
Edit 이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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