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강남의 한 공간에서 도서 《물류트렌드 2026》 북토크가 열렸습니다. 이 책은 한국해양수산개발원과 미래물류기술포럼이 공동 기획하고, 비욘드엑스가 출판했습니다. 북토크 현장에는 쿠팡, LX판토스, 한화오션 등 현업 전문가들이 모여 2026년 물류 시장을 전망했습니다. 내용이 꽤 방대해서 키워드 중심으로 핵심만 추렸습니다. 콘텐츠의 키워드는 책 원문이 아니라, 북토크 내용을 바탕으로 콜로세움이 재구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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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내용 빠르게 훑어보기
퍼머크라이시스 : 공급망 위기는 이제 ‘사건’이 아니라 ‘일상’입니다. 효율보다 회복력이 중요해졌습니다. 플랜 B는 기본, 플랜 C까지 준비해야 합니다.
예측배송의 시대 : 고객이 주문하기 전에 상품이 움직입니다. AI가 수요를 예측하고, 재고를 미리 가까운 곳에 배치하는 방식입니다.
공급망 금융의 부상 : 물류 업계 평균 정산일은 67일. 대기업 신용을 활용해 중소 협력사가 먼저 돈을 받는 공급망 금융(SCF)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제트 제로 : 항공 탄소 규제가 본격화됩니다. 지속가능항공유(SAF)가 해법이지만, 비용 문제가 남아있습니다.
퍼머크라이시스 : 위기가 일상이 된 시대
코로나 팬데믹부터 끊이지 않는 공급망 위기
예전엔 공급망 위기가 ‘사건’이었습니다. 코로나, 수에즈 운하 사고, 홍해 사태처럼요. 이제는 다릅니다. 위기가 끝나기도 전에 다음 위기가 겹쳐서 옵니다. 미-중 갈등, 러-우 전쟁, 트럼프 관세 폭탄까지요.
지금 우리가 쓰는 공급망 구조는 1995년 WTO(세계무역기구)가 출범하면서 만들어졌습니다. 기업들은 전 세계에 생산 거점을 만들고, 가장 싼 곳에서 만들어서 가장 비싼 곳에 팔았죠. 30년간 잘 굴러간 이 시스템이 통째로 흔들리고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WTO 체제 종식을 선언하면서 관세 장벽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요즘 뉴스에 자주 나오는 단어가 있죠.
리쇼어링 뜻 : 해외로 나갔던 공장을 본국으로 다시 가져오는 것
프렌들리 쇼어링 뜻 : 정치적으로 우호적인 나라끼리만 공급망을 짜는 것
물류 가치의 핵심은 '가장 저렴하게, 가장 빠르게'였어요. 이제는 달라졌습니다. 비용이 조금 들더라도 리스크에 대비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춘 회사가 살아남아요. 없을 거라고 생각했던 일들이 언제든 일어나는 시대가 됐거든요. 그래서 요즘 물류사들은 일종의 '물류 보험' 같은 서비스를 붙이기 시작했어요.
대체 경로를 미리 짜두는 것도 필수입니다. 원래 배로 보내던 걸, 문제가 생기면 바로 항공이나 철도로 전환할 수 있게요. 플랜 B는 기본이고, 플랜 C까지 준비해야 하는 시대입니다.
예측배송 : 주문보다 빠른 배송
예측배송의 원리
쿠팡에서 밤 11시 55분에 주문했는데, 아침에 와 있던 적 있으신가요?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예측’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고객은 이 상품을 살 확률이 높다’는 걸 미리 파악해서, 가까운 물류센터에 재고를 옮겨놓습니다. 주문이 들어오면 이미 근처에 물건이 있으니까 바로 출발할 수 있는 것이죠.
아마존은 이걸 ‘예측 배송(Anticipatory Shipping)’이라는 특허로 만들었어요. 고객이 주문하기 전에 이미 상품이 움직이기 시작하는거죠.
2월 말, 3월 초에 가장 많이 나가는 상품은 화분입니다. 이런 계절적 요인, 요일별 패턴을 분석해서 재고를 미리 배치합니다. FC(풀필먼트 센터)안에서 처리하는 시간은 2~3시간이면 됩니다. 재고 위치랑 라스트마일만 잘 맞추면 원하는 시간에 보내는 건 어렵지 않습니다.
- 쿠팡 고기석 상무-
이커머스 물류는 3단계로 진화했습니다. 지금, 3단계의 핵심이 ‘예측적 물류’입니다. 기존 물류센터는 땅값이 저렴한 외곽에 있었습니다만, MFC(마이크로 풀필먼트 센터)는 도심 안에 작은 창고를 둬 고객과의 거리를 좁힙니다. 특히 신선식품이나 의약품처럼 빨리 가야하는 상품에 특히 효과적이죠. 26년에는 MFC가 본격적으로 가시화될 전망입니다.
공급망금융 : 돈의 속도가 경쟁력
물류 업계에서 돈 받는 데 평균 67일이 걸립니다. 운송 일은 끝났지만, 돈은 두 달 뒤에 들어오는 구조입니다. 작은 운송사나 개인 차주에게는 치명적입니다.
공급망 금융(SCF)의 작동 원리
구조를 보면, 레이어가 많습니다. 맨 위에서 돈이 출발해야 맨 아래까지 내려오는데, 경제적으로 가장 여유가 없는 건 맨 아래 차주입니다. 여기서 등장하는 게 SCF(Supply Chain Finace, 공급망 금융)입니다.
원리는 간단합니다. 대기업의 신용 담보로, 중소 협력사가 먼저 돈을 받는 구조입니다. 예전에는 ‘팩토링’이라는 게 있었습니다. 내가 받을 돈(매출채권)을 담보로 은행에서 돈을 빌립니다. 문제는 작은 회사일수록 신용이 낮아서 금리가 높고, 한도도 적었습니다.
SCF는 반대로 갑니다. 그래서 ‘역팩토링’이라고도 부릅니다. 큰 회사가 “협력사한테 줄 돈이 있는데, 내 신용으로 먼저 지급해줘”라고 금융사에게 요청하는 거예요. 네슬레는 HSBC와 협력해서 16만 5천 개 협력사에 SCF를 적용했습니다. 협력사가 납품하고 송장을 올리면, 네슬레가 승인하고 HSBC가 바로 돈을 지급합니다. 네슬레는 원래 결제일에 HSBC에 갚아요.
67일 걸리던 게 3일로 줄어들 수 있는 구조입니다. 돈의 흐름을 빠르게 만들면, 공급만 전체가 안정되게 변합니다.
제트 제로 : 하늘길의 탄소 다이어트
항공기가 내뿜는 탄소, 얼마나 될까요? 전 세계 운송 탄소 배출의 9.9%(2023년 기준)입니다. 도로 운송이 75%로 압도적이긴 하지만, 승객 수와 화물량 대비로 보면 항공의 탄소 배출은 결코 적지 않죠. 그래서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규제를 만들었어요. CORSIA라는 건데, 쉽게 말하면 이렇습니다.
2019년보다 탄소를 더 배출하면, 그만큼 배출권을 사야 해
프랑스는 아예 국내 단거리 항공편을 제한하고 기차 타라고 해요. 탄소 줄이는 게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습니다. 항공사들의 해법은 SAF(Sustainable Aviation Fuel, 지속가능항공유)입니다. 폐식용유나 농업 폐기물로 만든 친환경 연료입니다. 문제는 SAF가 비싸다는 것입니다.
SAF를 쓰면 50% 섞으면 운임이 35% 정도 올라갑니다. 거기에 탄소배출권까지 사면 15% 더 오릅니다. 운임이 10% 오르면 수요가 10%가 빠집니다.
그래서 아직 SAF를 공급하는 공항이 전 세계 63개밖에 없습니다. SK에너지가 2024년부터 SAF를 생산해서 2025년 초 대한항공에 공급했는데, 이제 시작단계입니다.
2025년 물류는 한마디로 '불확실성을 관리하는 기술'이 핵심입니다. AI로 예측하고, 금융으로 현금을 돌리고, 친환경 규제를 넘고, 여러 리스크에 대비해 플랜 B,C를 준비합니다. 물류가 어렵게 느껴졌다면 4개 키워드만 기억해보세요. 더 깊이 있는 내용이 궁금하다면, 《물류트렌드 2026》 전문을 확인하세요.
FAQ(자주 묻는 질문)
Q. 리쇼어링이 우리나라 물류에도 영향을 주나요?
A. 직접적으로 영향을 줍니다. 미국이 관세를 올리면, 그동안 중국에서 생산해서 미국에 팔던 기업들은 생산지를 옮겨야 해요. 일부는 본국으로, 일부는 베트남이나 멕시코 같은 우호국으로 이동하고 있죠. 물류 입장에서는 기존 루트가 바뀌는 거라, 새로운 운송 경로와 거점을 다시 짜야합니다.
Q. SCF는 중소기업도 쓸 수 있나요?
A: 네, SCF의 핵심입니다. 중소기업은 자체 신용이 낮아 은행에서 좋은 조건으로 돈을 빌리기 어렵습니다. SCF는 거래하는 대기업의 신용을 활용하기 때문에, 중소 협력사도 낮은 금리로 빠르게 대금을 받을 수 있어요. 다만 거래처인 대기업이 SCF 프로그램에 참여해야 가능합니다.